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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④슈퍼에이전트를 꿈꾼다, 전 세계 누비는 에이전트 김나나

레드립과 크리스찬 루부탱 힐. 어쩐지 ‘거친 몸싸움’과 ‘강렬한 응원’으로 뒤덮인 그라운드와는 쉽게 매치되지 않는 단어다. 하지만 그 ‘고정관념’을 깨고 축구계에서 당당히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가는 ‘레이디’가 있다. 유럽 축구계를 무대로 전 세계를 누비는 김나나 C&P(카탈리나 앤드 파트너스) 스포츠 대표다.

김 대표의 인생 스토리는 흥미진진하다.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한 김 대표는 돌연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김 대표가 몸담은 곳은 화려하기로 유명한 패션업계. 하지만 그는 다시 한 번 인생의 핸들을 꺾어 새로운 길에 접어든다. 축구. 아주 우연한 기회에 축구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는 “대학 때 다양한 국제 행사, 컨퍼런스 등을 보며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그 중에서도 브랜드의 역사에 흥미를 느꼈다. 브랜드 마케팅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탈리아로 떠났다. 사실 유학을 가기 전만 해도 내게 이탈리아는 ‘아르마니’와 ‘베르사체’의 나라였다. 이탈리아에서 석사를 마치고 영국으로 건너가 유럽 브랜드들의 해외 마켓 협상, 컨설팅 쪽에 집중해 커리어를 키웠다. 그러던 중 맨시티의 모기업인 시티풋볼그룹 수뇌부의 오퍼를 받고 유럽축구계에 입문했다”고 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드는 ‘올 로케이션’ 드라마에 두 눈이 번쩍 뜨이는 인생. 하지만 김 대표는 이 길을 걸어오기 위해 치열한 하루하루를 살았다. 김 대표는 “오전에는 아시아 시장을 체크하고, 오후에는 유럽의 마켓을 살핀다. 그렇게 일을 하다보면 미국 시장이 열린다. 축구는 24시간, 365일 내내 어디서든 깨어 있다. 미팅하고 무언가 케어를 하다보면 솔직히 ‘온(On)’과 ‘오프(Off)’가 잘 되지 않는다”며 웃었다.

그렇다. 김 대표의 업무는 매우 방대하다. 선수 관리부터 이적과 연봉 협상, 스폰서십 체결, 구단 인수 합병 등 폭 넓다.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업무는 구단 인수다. 이는 정부규제, 국제법, 상법, 금융, 스포츠, 외교 등 다양한 요소를 집합적으로 판단해 일을 해야하는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이 작업에는 축구계에 존재하는 구단 운영에 대한 모든 것을 손대보는 경험을 한다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축구팬들이 하는 축구게임이 경기 운영을 가상 체험하는 재미라면, 구단 인수는 팀 리빌딩을 넘어 구단 리빌딩 예상을 통한 가상체험의 재미가 있다. 인수한 구단이 실제로 어떻게 걸어가는지 그 성장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를 도는 김 대표는 24시간이 부족하다. 지칠 법도 하지만 또 달린다. 그 원동력은 역시 일에서 느끼는 보람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에이전트 일이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에이전트로서의 보람은 역시 ‘오피셜’이다. 내가 협상한 계약이 구단을 통해 전 세계에 ‘오피셜’로 송출될 때 가장 짜릿하다. 에이전트의 협상은 접촉부터 성사까지 모든 과정이 비밀이다. 접촉만 한 뒤 최종 계약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접는 협상도 꽤 있다. ‘오피셜’로 소식을 세상에 전하는 날이 에이전트로서 최고의 보람”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곧 또 하나의 업무를 ‘오픈’한다. 그는 레알마드리드 한국 아카데미 계약을 독점 체결했다. 문경에서 돛을 올릴 예정이다. 그는 “유망주들에게 ‘아이덴티피케이션’을 해야한다. ‘너는 축구를 해야 할 사람’이야 라는 것을 심어줘야 한다. 사실 유망주의 배경, 집안 등은 중요하지 않다. 재능이 뛰어난 유망주를 발굴해 유럽에서 데뷔시키는 일련의 과정은 에이전트인 나의 몫이다. 사실 (유럽 클럽 입장에서)한국은 유망주 발굴을 위한 출장 시 꼭 들러야 하는 국가가 아니다. 보통 (구단에서는)그 나라 최고 유망주들이 모여 있는 클럽, 학교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유럽으로 진출할 선수를 살펴본다. 예를 들어 브라질, 포르투갈, 일본 등은 유소년 명문 클럽 혹은 학교를 보유하고 있다. 재능이 탁월한 아이들을 모아 레알마드리드 한국 아카데미를 유럽 구단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유망주를 체크하는 장소로 키워 매년 한국 유망주가 유럽리그로 진출하는 정형화된 루트로 정착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냉정한 현실주의자이자, 동시에 뜨거운 이상주의자인 김 대표. 그는 “거창한 계획은 없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할 뿐이다. 사실 코로나19를 피해 한국에 도망(?)와 있다. 내가 유소년 축구 분야 외에 집중하고 있는 게 있다면, 내 분야를 한국 젊은이들에게 알리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한국의 인구나 마켓 구조의 변화 시기 탓에 현재 한국 20~30대에게 국내에서 주어지는 기회의 양은 그들의 노력의 양에 비하면 공평하지 못한 것 같다. 또한, 스펙이 부족하고, 경험이 없고, 나이가 어려 망설이는 젊은 사람들도 많다. 고등학교 때 우리 반에는 외국 시민권이 있는 학생도 있었고, 외교관 자녀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외국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사람은 스물 한 살에 처음 여권을 만든 나다. 망설이는 학생들에게 용기가 됐으면 한다”며 웃었다. 긴긴 인터뷰를 마친 김 대표는 “사진 찍는 게 정말 어려웠다. 아무래도 에이전트는 늘 뒤에만 있다보니 그런 것 같다. 이제 곧 미팅이 있어서…”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원본 링크 https://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2103240100177570011416&servicedate=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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